페이스메이커, 비타민

프로그램을 기획할 때 가장 고민하게 되는 지점은 실현가능성이다. 대체적으로 예산의 규모에 맞추어 프로그램을 꾸미게 되지만, 언제나 더 많은 시도를 하지 못했음을 아쉬움으로 남기게 된다. 또 한 가지 아쉬운 점은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시행 업체와의 의사소통이다. 업무를 분담하는 과정에서 기획의도를 나름대로 전달하지만 항상 기획할 때 고민했던 실현가능성의 지점에서 의견이 부딪히게 된다. 기획자와 시행 업체가 생각하는 실현가능성이 서로 다르기 때문이다. 그러한 점에서 비타민 커뮤니케이션과의 작업은 기획자로서 대단히 이례적이면서도 특별했던 경험이다.

가장 뚜렷한 인상을 남겼던 것은 기획자의 의도를 대단히 정확히 파악한 것이었다. 처음으로 진행했던 회의에서 비타민 커뮤니케이션이 사전에 제공한 기획안을 100% 이해한 상태에서 참석했던 덕분에 논의의 초점이 실현가능성에 대한 의견차이를 확인하는 것이 아닌, 더 나은 프로그램 진행을 위한 생산적인 아이디어를 공유하는 것에 맞추어질 수 있었다. 기획자의 입장에서는 평소 기획의도를 설명하기 위해 사용하는 에너지를 아낄 수 있었고, 비타민 커뮤니케이션의 현장경험을 통한 다양한 조언과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기존의 기획안을 모든 의미에서 더 많은 현실가능성을 확보하는 방향으로 개선할 수 있었다.

실제 프로그램의 실행 단계에서는 비타민 커뮤니케이션의 기동력이 빛났다. 실행을 위한 준비에서부터 실행은 물론, 실행 후 마무리까지 군더더기 없는 진행이 이루어졌다. 기획자의 입장에서 특히 인상적이었던 것은 프로그램 진행 과정에서 보여준 아주 세심한 배려들이었다. 프로그램을 주최하는 당사자 입장에서도 세세한 부분들까지 온전히 챙기기란 여러 가지 이유에서 쉽지 않다. 하지만 비타민 커뮤니케이션은 준비 단계에서부터 기획의도를 정확히 이해하고 함께 프로그램을 완성했기 때문에 주최측의 관점과 입장에서 필요한 부분들에 대한 조치를 취할 수 있었다.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진행하는 것을 마라톤에 비유한다면, 비타민 커뮤니케이션은 페이스메이커에 비유할 수 있을 것이다. 함께 발을 맞추면서 너무 앞서거나 뒤처지지 않은 거리에서 완주할 수 있도록 돕는 이상적인 파트너. 비타민 커뮤니케이션과 함께 하는 작업이라면 어떠한 종류의 프로그램이든 즐겁게 임할 수 있을 것이다. 프로그램 그 자체에 함몰되지 않고 새롭고 더 나은 시도를 지속적으로 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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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지웅ㅣ문화기획팀 프로그래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