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꽃 그리고 비타민

요즘 고개를 숙이지 않으면 못보고 지나칠 만한 크기의 작은 꽃들을 그리고 있다.

꽃안에 있는 깨알보다 작은 암술머리를 들여다 보면서 문득 지금 어딘가에서 피고 있을 어떤 꽃들을 떠올렸다.

작은 꽃 한송이를 꽃잎하나하나, 암술 수술들 하나나하나, 줄기에 난 작은 솜털하나하나들을 들여다 보고 있자니, 많은 곳을 다니며 직접 보지는 않았지만 어쩜 한송이 꽃속에서 어딘가에 피었을 꽃들을 다 만난것과 다르지 않을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째서 작은 꽃을 보다가 비타민으로 이어진것인지는 모르겠지만, 내가 만난 비타민을 얘기한다면 인상적인 오프닝이나 행사의 물흐름 같은 매끄러운 진행 ..같은 커다란 것들까지 굳이 이야기 하고 싶지 않고, 정확한 질감과 사이즈 및 두께까지도 맞춰 챙겨주신 워크샵 진행 준비품 종이 한장, 손수 약국에서 지어 내밀어주신 감기약봉투, 간식으로 먹었던 꿀 같은 호박전 한장, 손수 만든 수정과 속 오동통한 곶감 하나…와 같은 것들을 이야기 하고 싶다.

작지만 작지않은 것들을 차곡차곡 모아준 비타민, 그 안에서 자연스럽게 친구의 모습을 보았다.

공혜진ㅣ일러스트레이터